오늘이 채 안 남은 시간.
텅 빈 사무실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.
지금은 말도 많고, 탈도 많은 그런 한물 간 가수의 노래였다.
소리의 출처를 찾아가보니
스피커는 꽤 오래전부터 재생이 되고 있었다.
'..너무 오래 앉아 있었나.'
처음엔 단순히 집중력이 흐트러져서라고 생각했다.
건물 전체에 불이 다 꺼진 걸 보니,
내가 여기에 들어온지도 꽤 시간이 지나긴 했으니 말이다.
그렇지 않고서야 겨우 이런 일로 시간을 쓰지 않았을 거다.
왜냐면 난 조금 있으면 도착할 심야 버스를 타기 위해서 한시라도 바쁘게 일을 끝마쳐야 했기 때문이다.
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.
이제 정리하고 가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
그 노래는 내 귓가를 맴돌고 있었다.
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그 '한물 간 가수'가
내 안에 무언가를 건드렸나보다.
그도 아니면 이렇게 집에 와서도
선명히 생각날 수가..
그 노래는 빅뱅의 Dirty Cash라는 노래였다.
지금은 한물 갔다지만
내가 이 가수의 시대를 살았기 때문일까,
아니면 정말 너무 오래 앉아 있었던 탓일까.
'내 꿈은 얼마'
라는 그 한 구절이 이렇게 가슴 속에 박힐 일인가.
버스에 내려 걸어가는 길에도 생각했다.
'내 꿈은 얼마?'
이내 금방 웃고 말았다.
내 꿈은, 백만불짜리지 란 생각이 들었거든.
내가 생각하고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냥 웃어버렸다.
"은아는 왜 그렇게 전부 다 돈이야?"
라는 말을 들은 지 며칠이 채 되지 않았다.
나는 내가 수지타산에 빠른 게,
현실적인 사고를 가져서,
좋았다.
아득한 이상을 좇는 사람을 보는 건 언제나,
내겐 너무 무모해보였다.
그런데 오늘 본 꼬맹이가 그러더라고.
'머리가 나쁜데, 작가가 되고 싶어요.'
나는 뭐든지 말만 하는 사람은 싫다고,
말은 누구나 다 하는거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
이번 만큼은 무시할 수 없었다.
아니. 오히려..
그렇게 무엇이든, 꿈꾸는 대로 말할 수 있어
좋겠다고.
그런 너의 꿈을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했다.
그런 너를 위해 나는 말했다.
'글을 꾸준히 쓰는 게 중요해 쓰다 보면 늘거야.'
그렇게 내 꿈이기도 했던 너의 꿈을 응원했다.
물론 언니가 말만 하지 않을게. 내 꿈이 얼마인지
이제 알 것 같아..
생각